[원피스 드림] 기만의 종언

세계제국의 초대 황제 현명제가 대해적시대를 종식시킬 기틀을 마련하고 천부인권의 기본 개념을 제시했다는 것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그녀는 즉위식 당일 친부를 잃는 사고를 당했으나 임기 첫 해부터 정력적으로 정무에 임하며 세계 귀족들의 폐단을 정리하고 해적과 해군, 그리고 세계정부와 혁명군 사이에 얽힌 시시비비를 가려내며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당시 ...

유람을 명목으로 차출된 범선이 출발했다. 천룡인의 나들이에 호위 병력이 따르는 일은 당연했으므로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서로를 향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관계였으므로 정보를 숨기는 일은 어려웠으나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일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쉬웠다. 흰수염은 유람선의 중간 정착지에 모비딕을 대고 기다리고 있었고, 빅맘은 시기에 맞춰 장남을 보냈...

돈키호테 도플라밍고는 자신의 손을 들여다보았다. 굳은살 하나 없는 작은 손. 조그만 손이 품 속으로 들어가 모래시계를 꺼냈다. 모래시계의 밑바닥에 적힌 숫자는 500. 벌써 500번째 회귀다. 숫자의 사이사이에 스며있는 시간의 무게를 생각하면 까마득하다. 그러나 그 시간의 무거움이 에밀리아를 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도플라밍고는 그에 신경을 쓰지 않...

에밀리아는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에밀리아는 온갖 방법으로 처형당했다. 넓고 푹신한 침대에 갇혀 쌕쌕 가쁜 숨을 내쉬다가 숨이 다할 때도 많았다. 때로는 누군지도 모를 사람의 손에 목이 달아나기도 했다. 꿈의 변주는 다채로웠으나 끝은 언제나 매한가지였다. 에밀리아는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몸이 굳었고, 앓아 누울때면 꿈속에서 처럼 한 순간에 모든 것...

그 섬에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특별한 보물에 대한 전설이 있었다. 도플라밍고는 보물을 손에 넣고 광소했다. 모든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 모래 시계가 돌아갔다. * 슈거의 능력이 파훼되던 당일 아침이었다. 도플라밍고는 슈거를 철저하게 숨기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뒤 적들을 맞이했다. 기습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도 몇날 며칠이나 전투를 질질 끌...

+ 소장본에만 수록된 부분입니다. 포스타입의 기능을 활용하여 유료로 공개합니다. + 사실 딱히 보지 않으셔도 내용 이해에 문제는 없습니다; + 트라팔가 로가 등장합니다. + 함께 수록된 현대 au 외전은 포스타입에 공개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돈키호테 패밀리를 실은 감옥선이 출발하고 몇 시간 뒤, 마침내 천야차를 실은 감옥선이 항해를 시작했다. 감옥선의 창살은 해루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열매 능력자를 막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도플라밍고는 그것도 모자라 해루석 수갑까지 찬 채로 감옥의 바닥에 누워있었다. 태만하고 여유롭기 짝이 없는 태도였으나 츠루는 그것이 초조함을 숨기기 위한 발악이라는...

인형들이 풀려났다. 밀짚모자와 로가 연합하여 날뛰고 혁명군들이 기치창검을 치켜들고 혁명을 부르짖고, 해군들까지 개입 의사를 드러냈다. 명백한 위기 앞에서 도플라밍고는 간부진을 전원 출동시켰다. 밀짚모자와 로는 동시에 도플라밍고에게 덤벼들었다. 여물지도 않은 애송이들. 평소라면 질릴때까지 농락하다가 죽여버렸을 테지만 지금은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도플라밍고는...

앓아누울 때면 약해빠진 몸뚱이가 마치 감옥처럼 느껴지곤 했다. 에밀리아는 어지러운 것 보다 열이 나는 것을 싫어했다. 감각이 날카롭게 곤두서서 작은 자극도 성가신 통증으로 느껴지며 호흡조자 불편한 시간들. 에밀리아는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짜증을 내지 않기 위해 애썼다. 구태여 쓸모없는 일에 감정과 체력을 동시에 낭비했다가는 개운해지기는커녕 기력이 더 떨어져 ...

드레스로자의 수면유도제 수입처가 ‘또’ 바뀌었다. 극비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꾸준히 확인해야 할 정보였으므로 센고쿠는 보고서를 훑어보았다. “그 아이도 여전하구나.” 칠무해 도플라밍고를 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츠루 뿐이었다. “흥. 이런 것은 부성父性이 아니지.” “…….” 센고쿠가 혀를 찼다. 츠루는 침묵으로서 동의했다. 불쾌한 소식이 담긴 보고서...

돈키호테 도플라밍고는 딸의 와병 소식을 듣자마자 즉시 귀로에 올랐다. 칠무해 소집 회의가 채 끝나기도 전에 출발했지만 마린포드에서 드레스로자까지의 거리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감이 좋지 않다. 그를 몇 번이나 살려냈던 직감은 맹렬하게 경고를 거듭하고 있었다. 내내 속을 태우던 도플라밍고는 적당한 거리가 되자마자 지체없이 실을 풀어내어 하늘길을 질주했다. 그...

모든 왕족들은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안내자가 드레스로자의 차례임을 알렸다. 에밀리아는 도플라밍고의 품에 안겨 복도를 걸었다. 에밀리아는 문제의 목적지에서 나오는 다른 나라 왕의 눈을 보았다. 언뜻 스쳐볼 때 까지만 해도 심드렁하기만 하던 그의 누동자가 모종의 욕망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성지 마리조아의 판게아 성에는 아주 특별한 장소가...